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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정치 현황.jpg

by 아스트로패스 2023. 2. 26.

2023년 나이지리아 대통령 선거 지지율 현황

 

피터 오비(중도좌파, 사회민주주의, LP[노동당]): 62%(NEW)

볼라 티누부(중도-중도좌파, 포괄정당, APC[범진보의회당]): 22%(-35.6)

아티쿠 아부바카르(중도우파, 보수자유주의, PDP[인민민주당]): 12%(-29.2)

라비우 쾅크와소(양대 정당 경력, NNPP[신나이지리아인민당]): 3%(NEW)

 

1999년 군정 종식 이래 최초 제3세력 출신 피터 오비 후보 당선 유력

 

 

조사기관: Redfield & Wilton

조사기간: 2/10-12

표본크기: 3,351명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손꼽히는 인구 대국 나이지리아(2.1억)가 4년마다 치러지는 초대형 선거(대선+총선[상하원]+지방선거)를 앞둔 가운데, 2월 25-26일 치러진 대선 개표결과를 놓고 기다리는 상황에서 나이지리아 민주화 이래 최대 이변이 벌어질지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나이지리아는 영국 식민지로 묶이고 연방제 형태로 독립한 상황 속에서 석유산지가 많은 나이저강 삼각주 및 남부해안선 주변에 살아 비교적 부유한 기독교인(47%) 요루바(15-21%), 이보족(15-18%)과 가난하나 인구 우위를 차지하는 북부 사헬지대 인근의 하우사족(25-30%)을 중심으로 한 이슬람교도(51%) 간의 충돌이 첨예했습니다.

 

특히 양 지역 모두 베닌 제국, 오요제국과 카노/조스 문명, 소코토 칼리파국으로 대표되는 민족문화적 자부심이 어느 한 쪽에 꿇리진 않았기에, 정치경제 문제에 더하여 사회문화적 갈등 또한 쉽사리 해결될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그 가운데서 기독교도 하우사족인 야쿠부 고원이 이끄는 군사독재 쿠데타 정권의 연방제 단위 약화책(4개주에서 12개주로 구역 세분화)에 불만을 품은 군권을 쥔 기독교도 이보족 주도로 벌어진 카메룬 인근 남동부 일대의 반란이 바로 비아프라 전쟁으로, 서유럽과 중국은 비아프라 편을, 소련을 위시한 동구권 바르샤바 조약기구와 미국, 영국, 영연방 아프리카 국가들은 나이지리아 정부 편을 드는 석유를 둘러싼 국제 대리전 면모까지 나타났습니다.

 

2년반 동안 수십, 수백만이 죽어나가는 끔찍한 유혈사태(적십자의 비효율성 논란으로 국경 없는 의사회의 창설 계기) 끝에 비아프라는 붕괴되고 오두메구 오주쿠 비아프라 대통령은 해외도피하였으나, 야쿠부 고원은 더 이상의 유혈 사태를 피하고자 나머지 비아프라 수뇌부에 대한 유화책을 내걸었으며, 5년 후엔 고원 본인도 1차 석유 파동 수혜 이후 유가 하락으로 인한 경제난과 장기집권에 반발한 쿠데타로 쫓겨나며 80년대 초에 들어서야 정적이던 오주쿠와 동시기에 사면 귀국하여 질병 퇴치 등의 사회활동에 나서고 정계에 복귀하는 기묘한 정치역정을 겪는 신세가 됐습니다.

 

이러한 다사다난한 일들을 겪고 79년에야 반-고원 쿠데타 인사 올루세군 오바산조 대장이 대통령으로써 이끄는 삼두군정 하에서 민정 이양이 이루어져 제2공화국과 셰후 샤가리 민간정부가 수립되고 2차 석유파동으로 GDP가 3배 이상 상승하는 호재가 잇따르면서 80년대 초엔 이제야 나이지리아에도 볕들 날이 온 듯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오일 쇼크가 해소되어 외채 및 부패 문제가 부각되면서 경제난이 재발한 가운데, 1983년 연말 비아프라 전쟁의 영웅이었던 모하마두 부하리 소장이 샤가리의 부패 정치 척결을 기치로 쿠데타를 일으켜 제2공화국을 붕괴시키고 오주쿠 등의 기존 정치인 여럿을 퇴출했으며 시험 부정행위 시 실형 선고로 대표되는 엄격한 규율을 도입하려 했으나, 그 역시 2년도 못 가 쫓겨나면서 나이지리아는 다시금 내부 분란에 휩싸이고 말았습니다.

 

부하리를 몰아내고 들어선 이브라힘 바방기다 대장 정부는 나이지리아 역사상 가장 부패하고 썩어빠진 정부라는 평가를 들었으며, 제3공화국 전환은 말뿐이었을 뿐 수년간의 연기 끝에 양당제를 강요하고 치러진 93년 선거 역시 모슈드 아비올라가 바시르 토파를 꺾는 것으로 정해진 거나 마찬가지인 온갖 부정선거로 점철된 승리였습니다. 

 

그로 인해 대대적인 국민적 반발이 시위로 터져 나오자, 바방기다 정부는 결국 국민적 압박에 굴복하고 어니스트 쇼네칸을 국가원수 대행으로 삼는 민간 권력 이양을 약속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민적 결실도 사니 아바차 대장이 이끄는 군대가 쇼네칸 정부를 전복하고 시위대를 무력진압하면서 무위로 돌아갔습니다.

 

80년대 중순까지 이어지며 오일쇼크 이전으로 GDP를 되돌려 놓은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 쿠데타 등으로 계속해서 바뀌던 나이지리아 제3공화국 정부는 남북갈등이라도 어느 정도 해결해 보고자 남서쪽에 편중된 초대형 도시 라고스에서 벗어나 지리적 중부이자 사회문화적으론 중북부에 위치한 행정도시 아부자로의 수도 이전을 90년대 초에 단행했으나 이번엔 북부 편중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99년, 정치인 매수와 수억 달러 탈루, 불만분자 암살 등을 일삼는 부패 공포정치로 나이지리아 국민들을 두렵게 한 사니 아바차 군사정부가 6년 만에 아바차의 관저 급사로 끝나버리면서 압둘살라미 아부바카르 대장의 지도하에 마침내 민주화를 통한 제4공화국 출범이 이루어졌습니다.

 

99년 대선은 기독교도 올루세군 오바산조 전 대통령과 93년 대선 경선에서 모슈드 아비올라와 경쟁했던 무슬림 아티쿠 아부바카르 부통령 후보 인민민주당 연합이 여전한 부정선거 논란에도 불구하고 재무장관 출신 인사에게 완승하며 새로운 시대로의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03년 대선도 인민민주당 올루세군 오바산조 대통령 전 나이지리아 인민당(후에 범진보의회당으로 흡수)의 모하마두 부하리 전 대통령 간의 군부인사 대결로 군정의 그림자가 여전히 짙었는데다, 부정선거 논란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지만 안정적 재선 성공으로 나름 성공적인 4공화국 체제의 안착을 상징하는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선거인 07년 대선에서도 인민민주당의 부정선거 흠집 속의 장기 집권과 모하마두 부하리의 연패가 계속되면서 논란이 커졌으며, 아티쿠 아부바카르 부통령 대통령의 3선 개헌 시도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끝에 탈당 후 독자 후보로 나오는 등, 우마루 야르아두아 당선자의 70%에 육박하는 득표율과 문민정부 출범이 무색해지는 일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2010년에 무슬림인 우마루 야르아두아 대통령이 사망하며 기독교도인 굿럭 조너선 부통령이 승계하고 부하리 전 대통령이 재출마를 선언하자, 사람들은 보코하람으로 대표되는 종교 무장단체의 득세 속 종교 대결 구도가 대선 구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하였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오랜만에 공정하다는 평가 속에 치러진 2011년 대선 결과, 굿럭 조너선 대통령이 60%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싱겁게 승리하며 썩어도 준치라고 인민민주당 우세구도가 종교, 민족, 지역, 세대를 떠나 아직은 절대적임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2015년 치러진 대선은 달랐습니다. 인민민주당 우위 양강구도 지속에다 부하리의 3연패 후 출마로 인물 도돌이표에 신물이 난 정치 저관여층이 대거 불참하며 투표율이 크게 낮아지긴 했으나, 14년 벌어진 여학생 276명 피랍 및 강제 개종 사태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정부의 테러 대응 미비에 진저리를 느낀 중도 청년층이 굿럭 조너선 현임 대통령의 에볼라 퇴치 노력 평가 대신에 단호한 안보, 부패, 빈곤 해결책을 외치고 경기 침체 책임론으로부터 자유롭던 카리스마 넘치는 부하리를 택하며 민주화 이래 사상 첫 정권 교체가 일어난 것입니다.

 

그러나 부하리 역시 시도 때도 없고 수개월간 묵묵부답인 외국 와병치료로 부통령이 권한대행이 아니라 대통령 취급받은 끝에 대역설까지 나오는 지경에 처했으며, 대 보코하람 군사적 조치 강화 역시 군 사기 및 추진력 상실과 함께 대 테러 전에서 진짜 절실한 방탄모, 야투경이 아닌 럭셔리하고 있어 보이는 헬리콥터 주문이나 한다며 덩달아 신뢰를 잃고 말았습니다.

 

이런 불만 가득한 상황 속에서도 아직은 바뀐 정권을 믿어보자는 심리가 강했는지 19년 2월 23-24일 치러진 나이지리아 대선 투표 결과가 27일(현지시각) 무하마두 부하리 현임 대통령의 이전보다 더 높은 득표율 승리(54.0%->55.6%)로 끝났습니다. 게다가 상/하원 모두 집권 여당(APC)의 과반확보가 유력시되면서 재임 2기에서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

 

하지만 투표율(34.75%)이 크게 떨어지며 1/3도 간신히 넘기는 등, 절차상의 논란이 커짐에 따라 야권(PDP)의 반발도 상당했습니다. 또한 부하리 대통령의 건강 논란이 해결되지 않은 만큼, 국정 불안의 불씨는 계속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2023년이 되자 나이지리아 시민들은 노령으로 병원신세만 지고 군 경력으로 큰 소리치던 것과 달리 보코하람 반군은 시원하게 잡지도 못하며 트위터나 막은 끝에 임기 말에야 간신히 소탕직전인 80세 부하리 대통령과 그 후계자인 70세의 킹메이커 겸 당내 실세이자 마약 밀매 혐의자 및 대테러 강경파 볼라 티누부 라고스 전 주지사, 그리고 당내 경선까지 포함하면 무려 6번이나 대선에 나온 76세의 아티쿠 아부바카르와 같은 기존 고령 정치인들에게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으며, 러우전쟁과 코로나가 촉발한 대규모 인플레이션 사태(17년만의 최고치, 산유국인데도 높아지는 연료값)와 수입의 두배에 달하는 재정적자, 21년에만 33%에 달한 절망적인 실업률은 그야말로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심리를 폭발적으로 확산시켰습니다.

 

그 수혜를 정통으로 입은 인물이 바로 61세의 피터 오비 노동당 후보로, 그 역시 라비우 쾅크와소 카노 전 주지사처럼 기존  출신 인사에다 19년엔 아부바카르의 부통령 후보였을 정도이나 인민민주당 경선 출마를 철회한 후 신당에 참여하며 미묘하게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나이지리아 정치의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중도좌파 사회민주주의, 대중주의 구호와 진보적(경찰 폭력 억제, 여성 권익 증대), 반부패 SNS 메시지를 통해 종파간 갈등과 테러, 부패한 정치, 무자비한 치안기구, 경제난에 힘겨워하고 생활과 괴리된 경로당 정치에 염증을 느낀 청년층 서민들에게 그야말로 광적인 인기를 누리게 됐습니다.

 

게다가 나이지리아 남동부, 옛 비아프라 지역에 위치한 아남브라 주지사 출신 기독교인으로써, 주지사 시절의 예방 접종 강화 등의 기술관료적 공헌 부각에다 부하리 정권 시절 북부에 비해 소외감을 느끼던 보수적 인민민주당 남동부 콘크리트 지지층까지 끌고 올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다 19년 대비 등록 유권자만 1000만명이 늘 정도에 34세 이하의 청년층 투표권자가 40%나 되는 엄청난 비율(국민 중위연령은 18세)인 상황에서, 기존에는 정치적 무관심층에 머물던 이들을 동원할 수 있었던 것은 그야말로 판도 자체를 뒤엎는 변수였습니다.

 

그 결과, 기존의 종교 및 지역, 민족에 기반한 정세 예측이 도무지 의미가 없을 정도로 범국민적 인기가 여론조사에서의 60%대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으며, 가장 보수적인 예측들도 여조에 뜨지 못하는 북부 저소득 이슬람교도로 대표되는 샤이 의 반란으로 3자구도가 만들어져서 민주화 이래 첫 결선 투표로 가는 수준이지 오비의 1위만큼은 부정하는 언사가 희소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와중에 양대 후보 오비 후보의 판도라 페이퍼즈 조세 회피 스캔들 연루 의혹을 부각시키며 역전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간의 관심은 오비의 원맨쇼가 가능한 대선을 떠나 풀뿌리 조직이 힘을 발휘하는 총선 및 지선에서도 노동당 돌풍이 이어질지로 어느정도 옮겨간 상황입니다.

 

 

출처 목록 링크

https://twitter.com/Politicx_/status/1629428492428541958

https://twitter.com/Volnyerio/status/1629359710884491264

https://twitter.com/ElElectoral/status/1626922816477036550

https://twitter.com/AfricaElect/status/1629170541197398016

https://twitter.com/AfricaElect/status/1623038352705392649

https://twitter.com/AfricaElect/status/1624121337441550367

https://twitter.com/FEscrutinio/status/1628511286563676160

https://twitter.com/OmerFreixa/status/1629443562810097664

https://twitter.com/Politizadoscom/status/1629427299144613889

https://twitter.com/PopulismUpdates/status/1629546225287700480

https://twitter.com/PopulismUpdates/status/1625666031594409984

https://www.emerics.org:446/issueDetail.es?brdctsNo=336573&mid=a10200000000&systemcode=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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