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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오세아니아

[종합] 나우루 대선+총선 최종결과.jpg

by 아스트로패스 2022. 10. 10.

2022년 나우루 총선 최종결과

 

여권의원: 13석(=)

야권의원: 4석(-2)

신규의원: 2석(+2)

 

집권 세 완승 러스 쿤 의원 실질적 만장일치 속에 16대 대통령 취임

 

 

전체 의석: 19석

과반 의석: 10석

100% 소선거구 단순다수제(임기 3년)

 

 

태평양 한 가운데 위치한 인구 1만 안팎의 작은 섬나라 나우루에서 지난 9월 24일 총선이 치러진 결과, 정부 연합이 19석 중 13석이라는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면서 9월 28일 진행된 대선 간접선거에서도 큰 충돌 없이 19석 중 18명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1명은 기권)를 받으며 부패감시원 출신이자 법질서 및 국경관리 강화를 주장하는 러스 쿤 의원이 16대 대통령 직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라이오넬 아이기메아 전 대통령(19-22년 재임), 바론 와카 전 대통령(13-19년 재임), 마커스 스티븐 전 대통령(07-11년 재임), 데이비드 아디앙 전 국회의장과 같은 거물급 인사들이 국회 안팎에 즐비해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 국정 운영은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세아니아 대륙의 미크로네시아 지역에 위치한 나우루는 원주민 시대가 지나고 혹독했던 독일 식민지 시기(1888-1914) 전후를 거쳐, 1차 대전 발발 직후 비료 및 화약 생산에 중요자원인 인광석 채굴에 눈독을 들인 영국-호주-뉴질랜드 위임통치령이 된 이래로, 2차 대전 시기 일본군에게 잠시 점령당한 정도를 제외하곤 큰 혼란 없이 지내왔습니다.

 

그리고 1951년 자치권을 얻고 1968년 완전 독립하자 본격적으로 인광석 채굴에 들어가면서 전국민이 당시 아랍에미리트에 버금가는 엄청난 부를 획득하여, 수도 야렌을 지나 섬을 둘러싸는 간선도로 옆으로 고급 자동차가 즐비하고 중국인 가게에서의 드라이브 쓰루 및 간편식품 식문화가 지배적이게 되어 비만과 당뇨병, 심장질환 문제가 심각해질 정도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외국인 노동자에게 채굴 및 대부분의 잡무를 맡기며 일상적인 업무와는 괴리된 생활상을 영유하게 된 데다, 정부는 미래 투자를 명목으로 예산을 무차별 해외 부동산 투기와 무가치하고 인기 없는 뮤지컬(레오나르도-사랑의 초상) 투자에만 몰두하고 제대로 된 평가를 통한 가치투자는 등한시하면서 채산성 악화 이후의 미래가 점차 어두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위기 의식이 넓게 퍼지고 해외 부동산 수익이 잘 나오지 않자 버나드 도이요고(1976-1978, 1989-1995, 1996, 1998-1999, 2000-2001, 2003), 레네 해리스(1999-2000, 2001-2003, 2004), 그리고 그 이전의 나우루 정부는 처음엔 독립 이전 광산 난개발에 대한 보상금을 구 식민지 정부들에게 청구하였으나, 이조차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이라는 것을 깨닫자 나우루 유일 은행인 중앙은행을 통한 조세피난처화 및 국적 매매를 일삼으며 광산 고갈 이후를 극복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9.11 테러가 벌어지고 검은 돈에 대한 국제 제재가 강화되면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나우루 은행의 거래가 차단되어버리며 나우루 항공 운행마저 중단되고 실업률이 90%까지 치솟는 등 완전한 몰락의 길로 가버렸습니다.

 

이후 나우루는 대만 지지와 같은 국제기구 표 장사 지원금과 호주 난민을 대신 수용해주는 대가로 지원금 및 난민 수용소 관련 자원(석유, 가스 및 전기발전, 가공식품 및 식수 지원)을 받아먹으며 연명하였으나, 경제난 이전부터 계속되어 왔던 전국민적 건강 악화는 가공 식품 비중 강화로 더욱 심해졌는데다, 고립되고 가혹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다 나우루 정부의 무관심까지 더해지며 혹독한 대우를 받는 난민들의 거센 반발과 UN 및 국경없는 의사회 차원의 비판이 터져 나왔습니다.

 

위와 같은 사유로 인해 갈등이 폭발한 나머지 2004년 총선 전후로는 대통령 청사가 불에 타고, 2013년엔 난민수용센터에서 폭동이 발생하는 등 순탄한 날이 없었으나, 체념한 난민들의 나우루 사회 내 경제활동 비중이 점차 커지면서 마지못하거나 서로를 어느 정도 이해해서라도 충돌이 점차 덜해져 갔습니다.

 

이후로 중국지원을 받아 항공사가 다시 문을 열고 그나마 채산성 있는 인광석 신규 개발 계획이 나오며, 어업권 거래가 ㅇ루어지고 2022년 들어선 나우루의 난민들을 뉴질랜드로 이송시키는 계획안이 탄력을 받으면서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듯했으나, 그런 와중에서도 얼마 안 남은 자원을 놓고 벌어지는 정치 투쟁은 변치 않았습니다.

 

우선 2001년의 내리막을 전후하여 레네 해리스 버나드 도이요고(2003년 별세)는 어느 한 쪽이 죽을 때까지 권력 암투를 멈추지 않았으며, 2013년 들어 집권한 바론 와카 대통령은 나우루의 사실상 유일한 수입원인 난민 사업에 대한 폭로를 막겠다는 명목 하에 언론 검열 도입과 외국인 기자 비자 수수료 40배 폭등을 통한 언로 틀어막기에 열중하였습니다.

 

게다가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14년을 전후해선 대법원장 축출 및 외국인 추방 무차별적 허용, 야권의원 전원 자격 박탈과 같은 독재적 행태를 일삼았습니다. 여기엔 데이비드 아디앙 법무부, 재무부, 지속개발부 장관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두 명의 카르텔이 인광석 산업의 얼마 안 남은 부스러기마저 집어 삼키겠다는 목적 하에 호주 기업 Getax로부터 수백만달러를 받았다는 스캔들이 터지고, 반정부 인사들이 의료 목적 출국마저 금지당하며 죽어 나가는 일들이 벌어지면서 와카에 대한 여론이 나우루 국내에서도 급속도로 악화되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 치러진 2019년 총선 결과, 여권이 승리했지만 정작 와카 본인이 의석을 상실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데이비드 아디앙의 야망에도 불구하고 와카의 동맹자인 라이오넬 아이기메아가 최고권력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아이기메아 역시 권위주의적이고 배타주의적임은 변치 않았으며, 비원주민 피선거권 완전 박탈을 통한 반정부 인사 배제, 날치기 국민투표를 통한 법안 승인, 혈통적 나우루인에 대한 협소한 기준 등으로 이를 증명하였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반정부 인사들은 대거 정계에서 축출되었으며, 그들 만의 리그 속에서 3명의 거물급 인사가 대통령 직을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누가 승리를 쟁취할지가 그나마 주목받았습니다.

 

그렇게 치러진 2022년 총선 결과, 이번에도 19년처럼 와카가 낙선하고 나머지 둘이 당선되면서 현 집권연정의 완전한 승리로 끝났지만, 본인들이 자리를 독점하기엔 눈치가 보였거나 원내 장악력이 예전보다 떨어졌는지 러스 쿤 의원에게 단독 출마의 기회가 가게 된 것입니다.

 

이제 기회를 잡게 된 러스 쿤 신임 대통령이 난민 규모 축소로 인한 나우루 경제계 타격 및 국민 건강 위기를 극복해내고 바지사장으로 전락시키려 하는 거물들(마커스 스티븐 의장, 라이오넬 아이기메아 부의장, 데이비드 아디앙 의원)의 견제를 이겨낼 수 있을지 주목해볼 시점인 상황입니다.

 

 

출처 목록 링크

https://twitter.com/FEscrutinio/status/1571377498843136000

https://twitter.com/OceaniaElects/status/1575269944467636225

https://twitter.com/OceaniaElects/status/1574180987415805953

https://twitter.com/OceaniaElects/status/1573801676372328451

https://twitter.com/OceaniaElects/status/1573552813111664643

https://twitter.com/OceaniaElects/status/1573420644750041088

https://overseas.mofa.go.kr/au-ko/brd/m_21556/view.do?seq=1256368&srchFr=&srchTo=&srchWord=&srchTp=&multi_itm_seq=0&itm_seq_1=0&itm_seq_2=0&company_cd=&company_nm=&page=19

https://www.sbs.com.au/language/korean/ko/podcast-episode/australia-has-agreed-to-a-offer-by-new-zealand-to-resettle-refugees-from-nauru/xla1gynk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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