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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아시아

[속보] 우즈베키스탄 개헌 국민투표 최종결과.jpg

by 아스트로패스 2023. 5. 6.

2023년 우즈베키스탄 개헌 국민투표 최종결과(투표율: 84.51%[-6.80])

 

개헌 찬성: 90.61%

개헌 반대: 9.39%

 

개헌안 81.22%p 압도적 찬성 속에 통과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최대 인구 국가(3500만, 2위 카자흐스탄 1900만) 우즈베키스탄은 91년 소련으로부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독립한 이래 이슬람 카리모프 당시 지역 공산당 서기장의 치리 하에 놓이게 됐습니다.

 

카리모프는 미국-탈레반 전쟁 와중의 물류 루트 입지를 이용한 러시아와 미국 사이의 줄타기 외교 속에 목화 수출 강화 등을 통해 나름대로 괜찮은 경제 발전을 영유했으나, 환경 파괴(아랄해 고갈)와 가혹한 강제 노동 조건 강요로 인한 비효율적 경제성장과 함께 너무나도 잔혹한 인권 탄압으로 인해 타지키스탄 내전의 책임자이자 똑같이 잔혹한 통치자인 타지키스탄 에모말리 라흐몬을 뛰어넘는 구소련 중앙아시아 최악의 독재자로 꼽히게 됐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2005년 안다잔 학살로 이슬람주의 지역단체 진압을 빌미로 반정부 주지사 축출 항의 시위까지 헬기와 전차로 분쇄하면서 대략 200-2500명이 사망한 사태였습니다.

 

이러한 잔혹행위와 친딸까지도 부패혐의를 빌미로 숙청해내는 단호함으로 인해 핏빛 안정을 구가할 수는 있었으나, 그도 사람이었기에 16년 중순 뇌출혈로 인한 사망을 피하진 못했습니다.

 

그 뒤를 이은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총리는 스스로의 낮은 정권 장악력 하에선 더 이상 폭압적인 방식으론 정권의 정당성과 연장 가능성을 잡을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스스로도 연루된 안다잔 학살 등의 흑역사를 들추진 않되 선거 및 사회제도에서 나름대로의 민주개혁성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개혁노선을 잡아가게 됐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정치범 일부 석방 및 언론 자유 강화, 부정부패 척결과 함께 가혹했던 노동조건 역시 일부 개선되었으며, 카자흐스탄과의 협력을 통해 아랄해의 상황이 이 이상 악화되는 것을 저지하였고, 그 와중에도 4-6% 경제성장률(코로나 시기 제외)로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하면서 나름대로 국민적 인정 하에 순항하는 듯했습니다.

 

다만 그 가운데 치러진 16, 21년 대선 및 19-20년 총선에서 여전히 반정부 야권(카리모프의 숙적이던 무하마드 살리[카리모프를 신공산주의적 무가베에 비유]가 이끄는 우익 국민보수주의 성향의 에르크 민주당)의 원내 진입 및 대선 경쟁은 허용되지 않으며 투개표 과정의 불투명성이 지적받는 등, 다방면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정권을 놓을 수준의 경쟁은 허용치 않겠다는 의사가 분명히 반영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개혁 와중에도 우즈벡 국내 자치국가인 카라칼팍스탄 공화국(아랄해 인근) 자치권 박탈을 시사하는 헌법 초안이 유출되면서 수십명이 사망하는 대규모 유혈 시위가 벌어지자 미르지요예프 정부가 1달간의 비상사태 선포를 통한 단호한 진압을 암시하며 기껏 진행된 개혁의 철저한 퇴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국내외에서 퍼지기도 했으나, 자치권 박탈 조항이 빠지고 국회와 자치의회 동시 구성원 가입이 불가능한 정도로만 개선되는 타협안이 도출되면서 사태가 해소되었습니다.

 

해당 개헌안은 우즈베키스탄을 현재 주권, 민주에 더해서 법치, 복지, 세속 국가로 규정하고, 의회와 헌법재판소를 강화하며 사형금지 및 인권 보호에 더해서 지나치게 가혹한 법률을 철폐하고 최소한의 의료 서비스 보장과 함께 임신한 여성과 장애인 등 약자권리와 시민 및 언론의 권리를 옹호하며 경제 자유 강화와 환경보호를 명시하는 상당히 개혁적인 개헌안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 임기 5년에서 7년 연장안이 함께 포함되고 헌법재판소에 의해 현 대통령의 3, 4선 시도가 허용됨에 따라, 위의 장밋빛 내용들은 권위주의 민주독재자의 합법적 임기 연장을 위한 위장막이라는 비판이 나오게 됐습니다. 게다가 안다잔 학살 등으로 악명을 떨쳤던 전임 카리모프의 2002년 개헌안에 똑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던 만큼, 절차적 적법성은 몰라도 구설수에 오르는 일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아무튼 내용에 대한 지적에다 부적절한 선거 진행(일방적인 찬성 캠페인 속 언론 검열)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며 2002년만큼은 아니어도 압도적인 투표율 속에서, 4월 30일 치러진 국민투표 결과 또한 개표과정의 불투명함을 감안해도 임기 연장에 대한 불만을 개혁적 개헌안이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는데 성공했는지 90%대 찬성율로 통과가 확정되었습니다.

 

한편, 옆 동네 카자흐스탄 역시 개헌안과 반정부 야당의 원내 진입 등으로 나자르바예프 퇴임 이후의 개혁성이 외국을 끌어들인 잔혹한 시위 진압 등에 대한 일부 지적에도 불구하고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국가인 키르기스스탄을 제외한 중앙아시아 개혁의 선두주자였지만 여전히 친정부 여야(원내 5개 정당 모두 정부 암묵적 지지)만 원내에 존재하는 등의 부족함으로 인해 개혁 경쟁에서 밀리는 구도가 된 우즈베키스탄인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우즈벡이 앞으로도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정부 장악과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의 국경분쟁, 러우전쟁 및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 및 국제 여건 개편 우려 등을 헤쳐 나가며 선거 제도 개혁을 이어 나갈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출처 목록 링크

https://www.bbc.com/news/world-asia-50835845

https://twitter.com/AFP/status/1652978669089087489

https://twitter.com/Reuters/status/1652987583880654848

https://twitter.com/Navbahor/status/1652850298665222144

https://twitter.com/pasapelectoral/status/1652590908649480193

https://twitter.com/Diplomat_APAC/status/1653480478412886016

https://www.oananews.org/content/news/over-90-voters-support-amendments-constitution-uzbekistan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3/may/01/uzbekistan-president-shavkat-mirziyoyev-wins-referendum-on-extending-p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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